파바로티 판문점 방문

중앙일보

입력

오는 30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한반도 평화콘서트'를 갖기 위해 내한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65)가 28일 판문점을 방문했다.

파바로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함께 내한한 소프라노 카르멜라 레미지오 등일행 10명과 함께 판문점을 방문, 판문점 경비부대사령부인 캠프 보니파스 소속 장병 2백여명과 점심식사를 함께 한 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둘러봤다.

판문점을 둘러본 파바로티는 "내가 10살 때 2차 세계대전이 끝났기 때문에 전쟁의 참혹함을 누구보다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하루빨리 통일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파바로티는 버스를 타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안을 둘러보면서도 `북한의 수도는 어디냐', `남과 북을 끝에서 끝까지 연결하고 있는 1번 국도가 끝나는 지점인 부산의 위치는 어디쯤이냐'고 묻는 등 많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이날 판문점 방문에서 파바로티 일행은 당초 예정된 일정과 달리 보통 1시간 가량 걸리는 판문점 투어를 버스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 20여분만에 대충 마무리하는가 하면 사전에 약속된 보도진의 취재도
일체 허용하지 않는 등 신경질적이고 거만한 태도로 일관, 빈축을 사기도 했다.

파바로티는 30일 공연을 가진 뒤 다음달 1일 오후 2시 10분 루프트한자 항공편으로 이한(離韓)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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