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똑똑한 北 여성들 노는 곳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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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성 [사진=중앙포토]

북한의 똑똑한 여성들이 이상적인 배우자상을 바꿨다. 예전만 해도 당 간부를 최고의 배우자감으로 생각했지만 먹고 살기 힘든 요즘엔 밀수를 해서라도 돈 벌어오는 남성이 최고다.

"똑똑한 처녀들은 노동단련대(죄인을 노역시키는 곳) 앞에서 놀고 부실한 여자들은 도당 앞에서 서성거린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아직도 정권에 매달리며 뇌물 보따리를 들고 도당을 기웃거리는 남성은 멍청하고 무능력한 남성으로 취급받는다는 얘기다.

24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힘든 경제 현실이 반영된 북한의 최근 유머를 소개했다. 고산 지대에서 감자만 근근히 먹는 여성들의 소원은 쌀밥 먹는 마을로 시집가는 것이다. 자강도 여성들은 "개마고원을 넘자", 양강도 여성들은 "백암령을 넘자"며 희망을 품고 살고 있다.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결혼 상대는 `군당지도원`으로 통하는 부류다. 당 간부가 아니다. `군대에 갔다 왔는가(군), 노동당에 입당했는가(당), 대학을 나왔는가(지-知), 도덕이 있는가(도), 돈이 많은가(화폐단위 원)`다.

최악의 식량난을 겪었던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3부`가 잘산다"는 말이 유행했다. 부정부패로 잘 사는 간부, 돈 많은 새 애인을 둔 과부, 물고기를 잡아 돈을 잘 벌었던 어부다. 고난의 행군이 끝나자 "토끼와 사슴은 다 죽고 승냥이와 여우만 남았다"는 말이 돌았다. 마음 착한 이들은 다 굶어죽었고 악하고 교활한 이들만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한국은 좋은 음식을 먹고 길게 살자는 웰빙이 대세지만 북한은 `굵고 짧게`가 최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뭐라도 챙겨 먹고 일찍 죽는게 낫다는 뜻에서 "짧고 실하게 살라"는 말이 공감을 얻고 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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