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스타 최정원

중앙일보

입력

"2년 정도 푹 쉬려고 했는데 조금 빨라졌습니다. 출연 제의를 받고 '와' 하는 느낌이 치솟았어요. 에너지 넘치는 음악과 감동적 줄거리에 매료됐습니다."

뮤지컬 스타 최정원(31)이 돌아온다.

지난해 한국 최초의 수중분만으로 일반인에게도 친숙해진 그녀. 다음달 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렌트〉 (02-780-6400)에서 여주인공 미미를 맡게 됐다. 1998년말 〈하드락 카페〉이후 1년 6개월만의 복귀다.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라보엠〉을 각색한 작품. 마약.동성애 등 미국 젊은이들의 사랑과 고민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미미는 에이즈환자이자 약물 중독에 걸린 댄서로 역시 에이즈 양성반응자인 음악가 로저(남경주)와 절망적인 사랑을 나누게 된다.

"요즘 미미처럼 살고 있어요. 그녀의 아픔을 느끼려고 젖먹이 딸마저 친정 어머니에게 맡기며 극의 분위기를 익히려고 해요. " 성글성글한 생김새답게 대답도 거침이 없다. 데뷔 14년만에 처음으로 가진 휴식에 해당하는 신혼.육아의 즐거움을 과감하게 접었다고 말한다.

"어차피 배우는 다른 인생을 사는 운명 아닙니까" 라는 평범한 반문이지만 그의 목소리엔 프로다운 확신이 담겨있다. 수중분만도 배우의 생명인 몸매를 간직하려는 결정이었다고 덧붙인다.

탄력적 율동, 시원한 음색, 강렬한 눈빛으로 '끼' 의 대명사, 혹은 노래 속에 연기를 담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로 꼽혔던 최정원. 그러나 이번엔 부담이 크다고 고백한다.

〈렌트〉가 가스펠.록.탱고.리듬 앤 블루스 등 대중음악의 모든 장르를 포함해 대단한 음악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록음악은 처음입니다. 소리를 내뿜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에선 아름다운 음색을 기대하지 마세요. 다만 미미가 발악에 가깝게 춤을 추는 부분이 있습니다. '역시 최정원이구나' 를 보여드릴께요.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