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모든 것이 허용된 공간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주 프랑스의 두 하급법원은 인터넷의 내용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 또 해도 좋은지에 대한 판결을 내렸다. 두 판결은 상반된 해법을 내놓았다.

우선 파리의 장 자크 고메즈 판사는 경매 사이트에 나치 기념물을 올린 야후를 상대로 소송을 건 ‘인종주의와 反유대주의에 반대하는 연대’(LARAS)의 손을 들어줬다. 그 사이트의 프랑스語 판에선 1천여 개의 매물을 걸러냈지만 소용없었다.

프랑스인들은 미국 사이트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고메즈 판사는 ‘인종적 증오심을 부추기는 모든 것’을 금지하는 법조항을 인용하며 프랑스 국민들을 불쾌하게 했다는 이유로 야후에 3천 달러의 벌금형을 부과했다. 그리고 7월 24일까지 미국 경매 사이트로의 접속을 차단하도록 명령했다.

야후는 이 판결에 항소할 것이다.

“문제는 프랑스인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미국 회사에 의해 운영되고, 미국 법률의 적용을 받는 미국 사이트에 프랑스 법원이 제재를 가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야후측 변호인 크리스토프 페크나르는 말했다.

고메즈 판사는 ‘그렇다’고 본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인터넷을 모든 것이 허용되는 공간인 양 행동해왔다”고 고메즈는 말했다.

이틀 후 파리 교외 낭테르 법원의 라갱 판사는 올해 초 문을 연 新나치 사이트에 대한 소송에서 멀티미디어에 검열 강화를 강요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회사는 사이트를 폐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