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홈런 레이스' 질주

중앙일보

입력

전통의 '투수왕국' 현대가 '홈런군단' 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8일까지 팀 전체 홈런수는 58개로 8개 구단 가운데 단연 선두. 지난 시즌 5월까지 49경기에서 50개(시즌 1백43개.경기당 1.02개)의 홈런을 쏴올린 것과 비교하면 28경기를 치른 9일 현재 경기당 2.07개로 두배를 넘는다.

현재의 페이스대로라면 지난해 해태가 기록한 한시즌 최다홈런기록(2백10개)도 가볍게 뛰어넘을 태세다.

현대의 홈런레이스를 주도하는 타자는 좌.우 핵폭탄라인인 퀸란.심재학.윌리엄스. 각각 12개와 9개로 홈런 순위 1, 3위를 기록하며 상대 투수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가 꾸준히 홈런수를 늘려 가는 것은 박경완.박진만.박종호 등 '3박' 때문이라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수비 전문선수' 라는 오명(?)을 벗고 현재까지 각각 5개의 홈런으로 현대 공격라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은 올시즌 각각 20개가 넘는 홈런을 쳐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고포수 박경완은 스탠스를 넓힌 후 정확하게 맞히는 타법으로 바꾸면서 비거리가 급격히 늘었다.

박진만은 팔과 상체로만 때리는 타격자세에서 온몸을 비트는 타법을 배운 후 홈런이 쏟아지고 있는 경우.

지난 겨울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하체에 힘을 붙인 덕분이기도 하다. 박종호도 타이밍 위주의 배팅에서 중심이동배팅으로 전향하면서 힘이 붙었다.

우투좌타인 박은 좌타자 부재의 현 대타선에 늘어난 홈런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홈런뿐만 아니라 타율도 3할대를 유지할 만큼 정교함도 갖췄다.

3박의 변신은 지난해 11월 LG에서 현대로 옮긴 김용달 타격코치의 덕이 크다.

LG시절부터 이들의 장단점을 유심히 지켜본 김코치는 '실패를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며 3박의 타격자세를 완전히 뜯어고쳐 홈런군단의 산파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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