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 만난 한국선수들 “내 위치 절감했다 … 세계수준 느꼈다 … 우물 안 개구리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정혜림이 여자 육상 100m 예선을 뛴 뒤 전광판을 보고 있다. 정혜림과 여자 장대높이 뛰기의 최윤희, 남자 110m허들의 박태경 등 한국 선수들은 줄줄이 예선 탈락했다. [대구=연합뉴스]


목표는 결선 진출이었지만 현실은 예선 탈락이었다.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10m 허들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박태경(31·광주시청)은 “오늘 순위가 현재 내 위치라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10m 허들에서 동메달(13초48)을 딴 박태경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목표로 한 ‘10-10’(10개 종목에서 10명 이상 결선 진출)의 유력 후보였지만 세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여자 100m의 정혜림(24·구미시청)도 “다른 선수들이 몸에 느껴질 정도로 잘 뛰더라. 마지막에는 차이가 심했다”고 고백했다. 정혜림은 출발 반응 속도는 조 2위(0.152초)로 괜찮았지만 중반 이후 스퍼트에서 세계 수준과 차이가 컸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25·SH공사)는 자신의 최고 기록과 타이인 4m40을 넘었지만 결선 진출에는 10㎝나 모자랐다. 최윤희는 “바의 높이를 4m55로 걸고 훈련했고 충분히 넘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예선 탈락이 그가 받은 성적표였다. 전날 여자 멀리뛰기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한 정순옥(28·안동시청)은 “우물 안 개구리였다”고 실토했다.

 남자 400m의 박봉고(20·구미시청)는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봤다. 46초42를 기록한 박봉고는 예선 1라운드에서 25위를 기록해 24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놓쳤다.

대구=김종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