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아이스하키, 화려한 데뷔

중앙일보

입력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가 처음 출전한 국제 무대에서 각광을 받았다.

국제 무대에 한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던 북한은 헝가리에서 26일 막을 내린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B풀 자격경기에 출전, 슬로바키아를 3-1로 꺾고 우승해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내년부터 세계선수권대회 B풀에 참가해 스위스와 덴마크 등 여자 아이스하키 강국들과 실력을 겨루게 됐다.

북한 아이스하키가 처음 참가하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기량을 갖게 된 비결은 두터운 선수 층.

수년전 김정일 당총비서가 '아이스하키는 조선인의 기질에 맞는 운동'이라는 말을 한 뒤 북한은 여자 아이스하키를 국가적인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등록된 여자 선수만도 200여명. 북한은 주니어 상비군까지 운영하며 선수들을 뽑아 10세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시켜 조직력과 기본기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서도 주장인 강현숙이 최우수선수상(MVP)을 받는 등 체력과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다른 팀 선수들을 압도했다.

대한 아이스하키협회는 북한의 실력으로 볼때 2~3년안에 A풀에 진입,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적인 여자 아이스하키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필드하키 선수와 쇼트트랙 선수들을 모아 겨우 팀을 구성했지만 선수부족으로 국제대회 참가는 불가능한 처지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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