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아직 성에 안 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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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더 독해져야 한다.”

 구본준(60·사진) LG전자 부회장은 뭔가 아쉬운 표정이었다. 3일 오후 늦게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LG전자의 ‘시네마 3D(3차원) 게임 페스티벌’을 참관한 뒤였다. 취임 이후 6개월이 지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도 성에 안 찬다”고 말했다. 무엇이 성에 차지 않았을까. 구 부회장은 이날 프로야구 LG트윈스의 구단주로서 두산베어스와 잠실구장 경기를 관람한 뒤 롯데월드 행사장에 들렀다. 지난해 10월 1일 남용 부회장으로부터 최고경영자(CEO)의 바통을 이어받은 뒤 정확하게 6개월이 지났다. 그는 “뭐든 조금 더 독해지고 세게 해야 한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악착같이 일해야 한다”고 ‘좀 더 독한 LG’를 아쉬워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2011)’에서 취임 이후 처음 마련한 기자회견에서도 “예전 LG전자는 강하고 독했는데 이 부분이 많이 무너졌다”고 밝혀 ‘독한 LG’를 조직의 키워드로 내세웠다.

 LG전자는 지난해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구 부회장은 취임과 함께 예전의 ‘가전명가’로 복원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적자전환 반년 만인 올 1분기 흑자가 예상되는 등 장부상으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있는 MC사업본부 임직원들은 구 부회장 취임이후 ‘월화수목금금금’을 반복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 부회장은 현재 그 이상의 ‘독한 LG’를 바라고 있다.

 구 부회장은 3D TV 시장 전망과 전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도 모르겠다. (다만) 물건이 좋으면 사람들이 사지 않겠느냐”며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3D TV 방식을 놓고 벌인 시장주도권 경쟁의 결과에 대해서도 “해봐야 알겠다”고 말을 아꼈지만 자신감에 찬 어조였다.

  이날 행사에 대해 구 부회장은 기자들에게 “멋있다. 얼마나 멋있는지 여러분이 알고 표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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