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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창업노하우] 회사 쪼갤수록 힘은 배가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메디슨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출신의 젊은 연구원 6명이 85년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다.
당시만 해도 이들의 창업 자체가 모험이었다.

하지만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독일 지멘스 같은 거대기업들조차 개발하지 못한 3차원 초음파 진단기를 97년 출시하면서 세계 의료기기 시장의 강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매출 2천1백50억원에 당기순이익 3백10억원을 바라보는 우량 기업이다.

최근엔 과감한 분사와 인수.합병 전략으로 무려 36개의 벤처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벤처그룹' 이 됐다.

이민화(李珉和.46)메디슨 회장은 올해로 4년째 벤처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벤처 전도사' 다.
'사이비 벤처' 가 최근 도마 위에 오르자 "사기꾼 없는 시장경제는 없으며 균형이 문제" 라고 말한다.
李회장의 창업 노하우는 그래선지 '벤처학' 일색이다.

◇ 회사를 쪼개라〓기업의 생명을 수백년 지속하려면 회사를 쪼개야 한다.

우리의 메디다스.바이오시스 같은 벤처 자회사는 메디슨에서 독립했기 때문에 더 클 수 있었다.

주주가 돼서 권한이 생기면 몇 배 더 열심히 일한다.

메디슨 그룹은 연방제 기업이다.
각 부서와 자회사가 상호거래하고 경쟁도 한다.

그래서 지속적 혁신을 할 수 있다.
우린 이런 인트라벤처(사내 벤처)로 성공했다.

◇ 판단이 빨라야 한다〓창업 후 1년 만에 첨단기술 개발 전략을 포기했다.

초기에 시간.돈이 너무 많이 들면 배겨날 회사가 없다.
값싼 초음파 의료기기로 돈을 벌어 훗날 3차원 초음파기기 개발에 나서는 힘을 비축하게 된 것이다.

97년부턴 인터넷 사업쪽으로 다각화를 모색했다.

아마 그 시기를 놓쳤으면 인터넷 분야에서 메디슨은 낙오됐을 것이다.

◇ 실패를 두려워 말라〓재벌이 '불패' (不敗)전략을 세울 때 벤처는 '필승'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연구개발을 위한 도전은 실패를 수반하게 마련이다.
실패 경험을 자원으로 삼아야 조직이 산다.

실패한 조직원을 문책하면 아이디어 싹을 자르는 것이다.
미국은 기업을 망하게 해서 흥했고 옛소련은 기업을 망하지 않게 해서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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