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전과자가 이사왔다" 한인 학부모들 공포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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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골목에는 절대로 주차하면 안된데." 거의 괴담 수준이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장기형을 마친 뒤 이사온 성범죄자 때문에 LA남부 토런스 지역 한인 학부모들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토런스통합교육구는 2주 전 교육구내 모든 학부모를 대상으로 미성년자 성폭행 전과자가 한인 학생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히커리 초등학교 두블럭 근처로 이주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내보냈다.

릭 알랜 곤잘레스(57)는 리버사이드카운티 셰리프로 일하던 지난 1982년 열세살 가출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2년 뒤 보석금을 내고 항소를 준비하던 곤잘래스는 토런스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예순다섯살 노인을 또다시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다.

곤잘레스는 두 사건으로 26년형을 선고 받았고 지난 달 11일 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해 지난 달 토런스 부모집으로 돌아왔다.

토런스경찰국은 소위 '메간법'에 따라 곤잘레스의 주거 등록 사실을 이웃주민들과 교육구측에 고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식을 전해들은 학부모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히커리 초등학교에 3학년 딸을 보내고 있는 김모(37) 씨는 "성범죄 전과자가 학교 인근에 이사온 사실도 충격이지만 도데체 어떻게 조심하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 난감하다"며 "교육구와 학교측 이메일을 받은 이후에는 학교 주변 특정 거리엔 가서도 안된다 누구누구도 피해를 받을 뻔 했다는 등 근거 없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곤잘레스의 이주 사실을 알린 교육구 측도 당혹해하는 학부모들의 문의전화에 적절한 대응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토런수통합교육구 태미 칸 대변인은 "원칙에 따라 사실을 알리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주의할 것인지는 상식에 맡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LA카운티수피리어법원에 의해 '제시카법'의 효력이 임시 정지돼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제한할 수 도 없는 상황이다. 그는 또 형기를 다 마치고 나와 경찰의 가석방자 관리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경찰측도 추가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태다.

경찰은 "신상과 거주정보를 고지한 만큼 학부모들이 스스로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미주 중앙방송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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