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빌 게이츠 "우리 행동은 1백% 합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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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과거와 미래에 대해 말하고 싶어한다. 지난주 주주총회 후 그는 이사진과 ‘회사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그날 밤에는 몇몇 측근들과 초창기 시절 추억을 더듬었다. “소프트웨어를 대부분 내가 직접 개발했기 때문에 재미있던 시절”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별로 유쾌하지 않은 주제에 관심을 보인다. 反독점소송과 토머스 펜필드 잭슨 판사의 뼈아픈 사실인정이 그것이다. 뉴스위크의 마크 휘태커 편집장과 스티븐 레비 기자가 그를 만나 이번 소송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다.

잭슨 판사가 일관되게 정부 편을 드는 인상을 준 데 대해 놀랐는가.

일부 사실인정에 대해 실망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판사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넷스케이프 편을 더 들어줄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당신도 그런 예상을 했는가.

나는 미국의 사법제도를 신뢰한다.
우리가 윈도에 인터넷 지원기능을 채택하지 않았다면 뭔가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그런 조치로부터 소비자가 어떤 혜택을 얻었는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계속 기술혁신을 할 수 있도록 허용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의 모든 이전 버전에 대한 독점권을 포기하는 대신 추후 버전에 대해서는 독점 재량권을 갖는다는 방안에 관해.

구체적 타협안에 대한 추측은 이 시점에서 합당하지도 않고 생산적이지도 않다고 본다. 우리는 매일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생각하며 출근한다. 이번 소송을 종결지을 수 있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한편 소비자로선 윈도를 구입하면서 그것이 정말로 윈도인지, 또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대로며 자신이 갖고 있는 다른 윈도 시스템과 같은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윈도 제품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 비즈니스 원칙은 회사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 원칙을 저해하는 행위는 소비자에게 해가 될 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타의든, 자의든 분할되는 것이 소비자에게 해로운 이유는.

왜 그런 문제가 제기되는지 모르겠다. 어떤 회사가 윈도를 개발중이라면 그 회사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윈도에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소비자들 생각이라면 그 회사는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윈도에 브라우저를 통합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행동은 1백% 정당하다.

항소에는 여러 해가 걸릴 전망이다. 너무 오랫동안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소비자를 위해 윈도를 계속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금과옥조다.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법적으로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말이 나와서 말이지만 우리는 그 원칙이 그대로 있는 한 계속 전진하고 싶을 뿐이다.

그런 절실한 심정을 감안할 때 타협의 일환으로 잘못을 인정할 용의는 없는가.

만일 “좋다, 이것 한 가지는 잘못됐으니 고쳐라”고 말한다면 군말 없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한 일이라곤 윈도를 개선한 것 한 가지뿐이다. 소비자들에게 득이 됐다. 그걸 달리 보는 건 있을 수 없다.

지난 며칠 동안 업계 인사들로부터 무슨 말을 들었는가.

버팀목이 필요한 경쟁업체가 몇몇 있는데 그들과는 대화를 갖지 않았다. 직원들과 제휴업체들의 반응은 우리가 제품을 개선한 방식은 나무랄 데 없이 좋았다는 것이다. 내가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지만 정부가 “그래, 이 기능은 해도 좋다”, “아니, 그 기능은 해선 안 된다”며 일일이 간섭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이번 예비판정 전 당신은 전략개발회의에 참가하고 있었다. 새 아이디어가 나왔는가.

해마다 두 번씩 전략회의를 갖는다. 지금도 두 박스 분량의 박사논문·제품, 아이디어·제품, 사양·기사·서적을 검토한다. 생각한 후 그것을 글로 정리한다.
무선사업 전략과 전자통신 전략은 어떻게 할까. 비즈니스 회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회의 빈도가 대폭 줄 것인가. 메모와 정보는 어떻게 교환할 것인가. 상당 분량의 그런 메모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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