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식량구걸은 군량미 보충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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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식량을 우선적으로 공급해온 군인에게도 식량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북한 내부의 기자들이 전해오는 소식을 전하는 '림진강'잡지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말을 인용해 "지금 북한당국은 김정일의 친위부대격인 호위사령부의 군인 조차 한 끼 100g의 곡물만 공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성인 하루 곡물배급량은 700g이다.

이시마루 대표는 평안북도 호위사령부 장교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심각한 군량미 부족은 1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호위사령부의 장교는 연초에 벌써 이렇게 식량이 부족하면 4월~8월까지 춘궁기에는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 끼에 100g이면 아무 활동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어도 영양결핍에 걸릴 정도의 양이다. 호위사령부의 식량배급량이 이 정도면 대우가 더 나쁜 부대에서는 식량난이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다.

이처럼 식량이 부족한 것은 외화난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당국의 외화가 부족해서 식량공급 능력을 상실했다"며 "군대, 광산, 탄광, 경찰, 보위부 등 체제유지를 유지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식량을 공급해야 할 조직이나 기관, 도시(평양)에 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시마루 대표는 9일 발표된 소식지에서 '북한에서는 올해 초에 당 고위 간부나 회사는 500킬로그램씩, 각 가정은 1킬로그램씩을 무조건 군대에 기부하라는 명령이 하달된 바 있다'고 전했다. 군량미 보충을 위해 주민들의 고혈을 짜내는 이른바 '가렴주구'가 당국의 주도 아래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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