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요 4년 뒤가 꼭짓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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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 주택 수요가 4년 뒤 꼭짓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9일 ‘인구변화에 따른 주택시장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젊은 층 인구가 줄어도 주택 수요는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이후에는 급속히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주택 시장의 핵심 수요층인 40~50대 인구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2015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한다”며 “50~60대 인구 증가폭이 20~30대 인구 감소폭의 두 배를 웃도는 점도 주택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50~6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주택을 소유하는 경향이 강하다.

 연구소는 2015년 50대 인구가 2010년보다 126만 명 늘어나면서 30대 인구 감소 규모(59만 명)의 두 배를 넘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같은 기간 중 60대 인구가 78만 명 늘어나는 데 비해 20대 인구는 36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소 기경목 책임연구원은 “20대 인구 중 가구주의 비율이 17%로 낮고 20대 이하에선 15.8%에 불과하다”며 “이들이 갖고 있는 주택의 가격도 낮아 20대 인구감소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인 가구 증가도 단기적으로 주택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연구소는 “지난해 서울의 1인 가구 비중이 23.8%인데 비해 일본 도쿄도의 2005년 1인 가구 비중은 42.5%”라며 “서울의 1~2인 가구 비중이 확대되는 데 비례해 소형 주택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엔 사정이 달라진다. 40대까지 인구가 줄어들고 50대 인구는 정체된다. 새로 집을 사기보다는 집을 줄여 옮길 가능성이 큰 60대 이상 고령층 인구만 급증한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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