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나치 하이더 당수, 뉴욕마라톤 출전 논란

중앙일보

입력

오스트리아의 친나치 극우파인 외르크 하이더(49) 자유당 당수가 다음달 7일 제30회 뉴욕마라톤대회에 출전,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26일(한국시간) 대회조직위가 고심 끝에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 원칙을 들어 하이더의 출전을 허용하자 시의회와 뉴욕 시민들이 `육탄저지' 의사를 표명, 평화의 레이스가 자칫 파국을 맞을 공산이 커졌다.

나치대원의 아들인 하이더는 "히틀러는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이고 SS친위대는 남자중의 남자"라고 찬양하고 나아가 외국인 유입까지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등 잦은 친나치 발언을 해오다 최근 총선에서 극우 자유당을 원내 제2당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조직위의 앨런 스타인펠트 레이스 담당이사는 "뉴욕마라톤은 어떠한 차별도 금지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우리는 이 원칙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브 히킨드 의원 등 시의회와 시민들은 "마라톤 코스인 브루클린은 나치의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거주하는 곳"이라면서 "브루클린은 하이더의 추악한 레이스를 지켜볼 수 없으며 그는 저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4대 마라톤대회로서 미국 육상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뉴욕마라톤이 출범 30년만에 정치로 인한 불상사를 빚을지 주목된다. [뉴욕 AP=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