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용등급 하향 도미노 “프랑스도 안심 못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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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재정위기 확산 여파에 유럽 국가와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장에선 최고 신용등급의 프랑스도 하향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일(현지시간) 아일랜드의 얼라이드 아이리시 뱅크스를 비롯한 은행 5곳의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스페인 은행에 대해서도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측은 “스페인 은행이 자본력·수익성·차입 능력에서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정부가 필요할 경우 얼마나 지원할 수 있을지를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무디스는 아일랜드의 국가 신용등급을 5단계 떨어뜨리는 한편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도미노 신용등급 하락에 금융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날 프랑스의 5년 만기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한때 전날보다 3.88%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CDS 프리미엄은 국채 부도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료다. 현재 프랑스의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트리플A’다. 하지만 CDS 프리미엄으로만 따지면 프랑스의 신용등급은 이보다 7단계 낮은 ‘Baa1’에 해당한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이처럼 재정 불안이 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 등이 당분간 유로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앤드루 보솜워스 유럽투자전략담당 대표는 이날 독일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은 (유로화 대신) 자국 통화를 쓰거나, 대규모 자금 유입이 없으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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