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첵] 이우일의 '도날드 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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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함의 미학'으로 신문 만화의 새로운 지편을 연 이우일의 〈도날드 닭〉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독자와 만난다.
톡톡튀는 소재, 파격적인 형식, 날카로운 풍자로 국내 실험성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원조로 꼽히는 이우일 만화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1998년 1월부터 1999년 3월까지 1년3개월여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도날드 닭' 303편 가운데 독자의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 140편을 골라 4개의 장으로 엮었다. 주제를 다루는 작가의 탁월한 솜씨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1장 사회문제, 2장 정치문제, 3.4장 일상사로 나누어 수록했다. 허를 찌르는 작가의 자유분방한 상상력에 독자들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할 것이다.
이우일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만화 평론가 이명석과 딴지일보 발행인 김어순의 추천글도 실었다.
보너스 선물로 책 속에 들어있는 '도날드 닭' 스티커는 한국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된 도날드 닭을 새롭게 만나는 기쁨을 줄 것이다.

◆ 책에 대한 짧은 소개

직장이나 가정에서 공감하는 일상사뿐만 아니라 연재 당시 이슈가 되었던 정치 사회적인 문제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 닭인지 오리인지 구분이 안 가는 외모에 표정하나 없는 멀뚱멀뚱함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된 주인공 도날드 닭.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주제에 대한 작가의 접근 방식이다.

문화적으로 서구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실에 대한 비꼼과 자조적인 기분을 반영했다는 캐릭터 도날드 닭은 가정이나 직장에서 늘 치이는 보통 사람으로 분한다. 약간은 덜떨어진 듯한 주인공 도날드 닭에 문제에 직면해서 보이는 태도에서 과장된 설교나 감상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이리저리 새지 않고 자신의 눈에 비치는 그대로 해석하는 솔직발랄함에 독자들은 일순 당혹해하거나 썰렁해한다. 그러니 만화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김없이 웃음이 새어나온다. 그러고 웃음뒤에 "왜?"라는 질문이 우리를 괴롭힌다.
작가는 말한다. "멍청한 사람들, 자기 아이러니에 빠진 사람들, 조직에 묻혀 사는 갈대 같은 인간이 주체이다. 작위적인 요소도 있지만, 자기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고 심지어 비웃어볼 기회를 주자는게 나의 의도였다."

작가는 생활과 가까운 이야기를 친숙하게 다루면서 정치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늦추지 않는다.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뼈있는 웃음을 던져주는 만화들을 보노라면 "재미있자고 하는 것이지 정치 사회문제는 잘 모른다."는 작가의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 책의 차례

추천글 - 도날드 닭이 '닭치지' 못하는 이유(이명석-만화평론가)
도날드 닭1
도날드 닭2
도날드 닭3
도날드 닭4
어떻게 도날드 닭을 연재하게 되었을까?
내가 나를 인터뷰하다! 이우일VS이우일
특별하게 고마운 분들

◆ 작가 소개

이우일은 1969년생으로 홍익대 미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다. 대학재학시절 전설적인 언더그라운드 만화 동아리 '네모라미'의 선두주자로 활동했다. 93년 자비 출간한 개인 만화집 〈빨간 스타킹의 반란(일명 '빨간책')〉은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파격적인 그림체로 대학생과 만화동호인 사이에서 손때가 묻을 정도로 돌려가며 읽혔다.
톡톡튀는 소재, 파격적인 형식, 날카로운 풍자로 그의 만화는 국내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원조로 꼽힌다.
1998년 1월부터 1999년 3월까지 동아일보에 연재한 〈도날드 닭〉은 '멀뚱멀뚱한 캐릭터를 통해 심각한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는 '썰렁함의 미학'이란 웃음의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프리미어〉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 일러스트레이션과 만화를 그리고 있다.
아내 선현경씨와 303일가느이 배낭 신혼 여행기 〈도날드 닭, 에펠탑에서 번지점프하다!〉〈도날드 닭, 피라미드에서 롤러블레이드 타다!〉를 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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