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대우, 해외채권단 7일 회의 고비

중앙일보

입력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다. 특히 주가는 지난주 내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막판에 기관투자가 등이 적극 개입,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불과 며칠새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1백포인트 이상 빠졌다.

금리도 채권안정기금 덕에 다시 낮아지긴 했지만 한때 10%를 웃도는 등 불안정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대 20조원의 채권안정기금을 조성한다는 기발한 발상까지 동원한 정부 시도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대우 사태로 심화된 투신사 부실, 임시방편에 급급한 정부에 대한 불신에다 뉴욕주가 약세 등 해외요인까지 겹치면서 불안심리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다시 부랴부랴 대우채권 정상화와 투신사 구조조정.공적자금 투입 검토 등 대책마련에 나섰는데 이번엔 어떤 수단이 동원될지, 또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얼마나 약발이 먹혀들지 두고볼 일이다.

최선의 대책은 일관성있는 정책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기업인들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우 사태는 계속 골칫거리다. 유일한 희망인 계열사 해외매각은 감감무소식인 가운데 해외 채권단들이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종전에는 일부가 문제를 제기한데 반해 이번에는 HSBC 등 핵심 기관들이 공동으로 '한국 정부가 약속을 안지켰다' 며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이들의 움직임이 대우 문제의 핵심 관건 중 하나란 점을 감안할 때 오는 7일로 예정된 해외채권단 2차회의가 중요한 고비가 된다.

대우 하면 전경련 회장으로서의 김우중 회장 거취도 관심이 아닐 수 없다.
"회원들의 뜻에 따르겠다" 는 金회장 지시에 따라 의견수렴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어느 쪽으로든 가닥이 잡힐 것 같다.

그나마 남은 계열사라도 살리기 위해서는 金회장의 전력투구가 절실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젠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특히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와중에서 깊어진 재벌간 갈등을 수습하고 재계의 힘을 모으기 위해 전경련 회장의 구심점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한진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문과 함께 재계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다른 중견 그룹들은 다음에는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이번주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이슈인 금융기관 구조조정과 대기업 빅딜의 문제점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또 50여명의 기업인들이 증인.참고인 등으로 줄줄이 국회에 불려나가 한차례 곤욕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