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스쿨 입학정원 학교당 150명 이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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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시행되는 로 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는 개별 로 스쿨의 입학정원을 150명 이하로 유지키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전임교수와 학생의 비율은 1 대 12 이하로 하기로 했다. 사개추위는 이 같은 내용을 16일 예정된 장관급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사개추위 관계자는 "로 스쿨 인가 조건, 교육 방향과 관련된 내용을 특별법 형태로 만들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개추위는 최대 관심사인 로 스쿨이 설치되는 대학과 총 입학정원 등은 정하지 못했다. 사개추위는 "어느 대학에 로 스쿨을 설치할지는 교육인적자원부 산하의 법학교육위원회에서 심의한 뒤 교육부 장관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개추위 안에 따르면 전임교수는 충분한 수업 준비를 위해 주당 6시간만 강의하고, 전임교수의 20%는 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로 활동한 적이 있는 법조인으로 채우도록 했다. 로 스쿨에 입학한 학생들은 3년간 90학점 이상을 따야 한다. 미국변호사협회의 로 스쿨 심사기준인 83학점보다 많은 것이다. 사개추위는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해 영문으로 계약서.의견서를 쓸 수 있도록 실무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의 도입도 검토 중이다.

?로 스쿨 둘러싼 논란 확산=당장 일선 대학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로 스쿨 설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대학은 "대학 간 차별 반대" 등을 주장하며 전면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의 법학 교수(995명) 중 상당수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로 스쿨 3년간 학비가 1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고비용 구조로 인해 일부 계층만 교육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고 반대한다. 서울대 법대 교수들도 "일정 기준 이상이면 로 스쿨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개추위의 방안에 반대 입장을 11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 법대의 전임교수 대 학생 비율은 1 대 20으로 사개추위의 로 스쿨 설치 기준(1 대 12 이하)에 못 미치고 있으며,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개추위는 "로 스쿨 도입으로 정상적인 법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 손쉽게 변호사 자격을 따게 되면'고시낭인'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시민단체들도 "지방과 소외계층 등에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로 스쿨 도입에 찬성한다. 대한변협 등에 따르면 전국 시.군 법원이 설치된 101곳 중 76곳에 상주 변호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한국의 변호사 1인당 국민 수는 2002년 기준으로 9391명이다. 이는 미국 284명, 독일 707명, 일본 6752명 등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치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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