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 69일 만에 생환] 구조 지휘 골본 광업장관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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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스 골본 칠레 광업부 장관은 33인의 매몰 광부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무사히 구조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산호세 광산 붕괴 17일 만인 8월 22일 광부들의 생존이 확인된 이후 그는 줄곧 현장에 머물며 ‘산 로렌소’란 작전명이 붙은 구조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마지막으로 구출된 매몰 광부 루이스 우르수아(왼쪽)가 13일(현지시간) 구조 직후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오른쪽) 로렌스 골본 광업장관(가운데) 등 현장에 있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코피아포 AFP=연합뉴스]

 현장에서 본지와 만난 골본 장관은 “구조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문제가 보고되거나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며 “모든 광부들이 무사히 생환한 것은 칠레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감격해 했다.

 구조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골본 장관은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전혀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영웅들은 광부 33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골본 장관은 “현장에 있는 엔지니어들, 구조팀과 의료팀 모두가 정말 기쁜 마음으로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앞으로 이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칠레 전역에 진행되고 있는 광산들에 대한 안전 조사를 대대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칠레는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구리의 40%를 생산할 만큼 광업이 발달한 나라다.

 이번 사고로 인한 칠레 광업의 후유증에 대해 그는 “오히려 전 세계가 우리의 힘을 알게 됐다.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는 것을 보여줬다. 따라서 광업 사업의 쇠퇴나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천연 자원은 앞으로 전 세계가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 한국 광업의 미래와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광산 구조작업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하면 한국에 전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칠레 코피아포 산호세 광산=장연화 LA지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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