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도 수능이 좌우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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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쉬운 성공적인 학습방법은 실패하는 학습방법을 따라 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수능에 실패한 학생들이 매년 되풀이 하는 한결같은 말은 재수할 때는 수시지원을 하지 않고 정시에만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수시 준비 때문에 수능시험을 망쳤다는 표현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보자면 수시 시험기간 중 수능학습을 이전보다 더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왠지 지원한 학교 중 1~2개는 합격할 것 같다는 쓸데없는 환상에 빠져 논술도, 수능도 찔끔찔끔 준비한 탓이다.

 수시1차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부분의 대학이 2일부터 이달말까지 논술, 면접, 적성검사를 시행한다. 이 기간은 수능시험이 불과 20~4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기간이라 학습방법에서 조금의 흔들림이라도 생기면 수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시1차에서 2~4개 정도 대학에 지원한 대부분의 학생이 이 기간 동안 수능은 등한시한 채 논술 또는 적성검사에 파묻혀 지금까지 학습해서 얻은 점수조차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수시와 정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우선 수시에서 합격하기 위한 지름길은 결국 수능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수능성적이 일정 정도 나오는 학생이 더 철저히 수능 준비를 해 수능우선선발 조건을 맞추면, 40:1의 경쟁률이 4:1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수능성적이 취약해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 논술시험을 잘 쳐도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다음으로는 논술 또는 적성검사 시험일 전날 오후까지 수능 준비에 집중하고, 저녁식사 후 내일 치를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술이나 적성검사는 하루 아침에 성적이 쑥 올라가는 과목이 아니다. 어중간한 준비는 수능 학습 리듬을 깰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논술고사 당일은 소풍가는 느낌으로, 수능 준비에 지친 나를 쉬게 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장으로 향하자. 논술이나 적성검사는 긴장을 하면 더욱 더 점수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수능 학습에서는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당장 오늘부터 학교 수업 2교시씩 묶어 공부하자. 1·2교시, 3·4교시, 5·6교시 사이의 쉬는 시간에 쉬지 말고 무엇인가를 학습하자. 야간 자습시간도 100분 동안은 움직이지 말고 집중 학습하는 연습을 해 학습지구력을 키우자. 수능시험은 1교시 80분, 2교시 100분, 3교시 70분, 4교시 120분이다. 대부분의 수험생은 50분 수업, 10분 휴식에 길들여져 있어 모의고사 시험에서도 후반부에 틀리는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생활의 리듬도 중요하다. 수능 1교시부터 성공하기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나고 아침식사를 가볍게 하는 연습을 하자. 수능 1교시는 오전 8시40분에 시작된다. 기상 후 150분이 지나야 뇌가 활발히 움직이는 시간이 되며, 적정한 영양분의 공급이 뇌의 활동을 촉진한다.

 수능 성공은 열심히 하는 자 중에서도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는 학생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김명범 노원청솔학원장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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