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인공무릎관절 개발 청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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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무릎 인공관절 생산업체인 코렌텍과 유엔아이에 ‘한국인 무릎관절 형상DB 기술 이전 협약’을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서양인의 체형 기준에 맞춰 제작하거나 수입해 사용하던 인공 무릎 관절을 한국인의 체형에 맞출 수 있게 됐다. 무릎 관절 환자들은 체형에 맞지 않아 생기던 각종 부작용이나 재수술 등의 번거로움을 덜게 됐다. 재활 기간도 서양형에 비해 짧아진다.

‘디지털 코리안’홈페이지 첫 화면. 한국인의 골격과 피부, 뼈가 받는 하중, 3D(3차원) 정보 등이 들어 있다.

한국인의 해부학적 골격 정보 등 인체에 대한 상세한 DB는 ‘디지털 한국인’이 구축되기 전에는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각종 인공 관절이나 보정기구 등을 개발하는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서양인의 체형 DB를 써야 했다. 디지털 한국인 DB는 올해부터 KISTI의 ‘디지털 코리안’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디지털코리안이란, 한국인 남녀 50인씩 100인의 전신에 대한 CT영상과 손·발·치아의 마이크로컴퓨터 단층촬영 영상, 3차원 인체 모델과 전신 골격에 대한 물성 정보를 수록한 DB다. 정강이나 골반 뼈 등 각종 뼈가 받는 하중도 알 수 있다. 비만한 사람과 마른 사람, 표준 몸무게인 사람별로도 구분돼 있다. 여기에 담긴 한국인 인체 정보는 한국인의 신체와 관련된 의료·생활용품의 개발과 인체 관련 표준 제정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이 기술만 이전받아도 국내 환자들은 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기업 입장에선 외국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완제품을 국산화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한 수입대체 효과가 연간 1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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