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부시 집권 2기] 외교정책 누가 이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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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2기 외교안보팀의 가장 큰 특징은 부시-라이스 단일 체제다. 부시 1기 시절 미국의 외교안보 라인은 트로이카 체제였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정점으로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3인이 외교안보 노선을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벌였다. 이 와중에 파월의 위상이 약화한 것은 물론 그 역할이 '얼굴마담'에 국한되는 경우가 잦았다.

▶ 한자리 모인 부시 일가 미국 백악관이 19일 배포한 부시 가족 사진. 조지 W 부시, 로라 부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바버라 부시 전 영부인 등 가족과 친척들이 백악관 이스트룸에 모여 포즈를 취했다.[워싱턴 AP=연합]

반면 콘돌리자 라이스는 외교정책에 관한 한 전권을 쥐게 될 공산이 크다. 국무부 요직에 기용된 한 외교소식통은 20일 "국내 정책은 체니 부통령이, 외교정책은 라이스 국무장관이 담당하는 것으로 교통 정리됐다"고 본지에 밝혔다. 이에 따르면 체니 부통령은 국민연금.의료보험 개혁 등 내정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는 또 로버트 졸릭 부장관-니컬러스 번스 정무차관-에릭 에델만 차관보로 짜인 국무부 라인업을 구성했다. 모두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는 거리가 있는 국제주의자들이다. 이 때문에 야당인 민주당도 라이스 외교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민주당의 핵심 외교 브레인으로 유엔주재 미국 대사 출신인 리처드 홀브룩도 "라이스가 1급 외교 전문가로 국무부 외교안보팀을 구성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또 부시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중도적이고▶문제해결 중심적이며▶비이데올로기적인 전통 외교 노선을 지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통 외교 전문가들이 전진배치된 것도 눈에 띈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내정됐으며, 한국계 미국인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관으로 입성했다. 이는 한국을 중시하려는 부시 2기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보-마이클 피니건 한국과장-스콧 피니 북한 과장으로 이어지는 국방부 한국 라인도 건재하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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