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 대선중반… 지역별 판세:수도권]호남·TK 뺀 전국서 치열한 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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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유권자 1천6백여만명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역대 대선마다 승부를 좌우한 곳이다.

1997년 대선에선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40만표 차이로 이겼다. 92년엔 김영삼 후보가 김대중 후보를 14만표 차이로 앞섰다. 소득·학력 수준과 정치의식이 높아 판세를 좌우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달 26일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직후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선 유권자 7백67만명의 서울에서 盧후보(41.6%)가 李후보(36.7%)를 4.4%포인트차로 앞섰다.

민주당에 따르면 서울의 요즘 판세는 盧후보가 격차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임채정(林采正)정책본부장은 "30∼40대의 샐러리맨 중심으로 盧후보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도청 의혹 제기 등이 오히려 부정적 인상을 주면서 盧후보의 '낡은 정치 청산' 슬로건의 호소력을 높였다"는 주장도 한다.

한나라당은 공식적으론 여론조사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그러나 李후보의 한 측근은 "서울이 약세여서 고민"이라며 "지역구 의원들이 열심히 뛰지 않아 우리의 최대 강점인 조직 가동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열세'를 인정했다.

이 측근은 "유권자 8백87만명의 인천·경기 지역에선 李후보가 격차를 줄여가는 흐름"이라고 말한다. 지난달 26일 본지 조사에선 盧(44.9%)· 李(31.3%)후보의 차가 13.6%포인트였으나 최근엔 李후보가 근접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안정을 바라는 계층이 많은 경기 북부 지역의 민심이 남쪽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인천에서는 확실히 앞섰다"는 게 한나라당 주장이다.

최훈 기자

choihoon@joongang.co.kr

대선 중반 판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국이 승부처'라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노무현·이회창 후보의 우열이 선명한 호남과 TK(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하고는 수도권, 충청권, 부산·경남(PK), 강원·제주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백병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 진영으로선 한 순간도, 어느 한 곳도 안심할 수 없는 '초긴장의 13일'을 보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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