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월드컵 활약 인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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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 중 안정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삼바 축구의 명장 마리오 자갈로(71)브라질 대표팀 감독이 한국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18일 입국했다. 그는 이날 저녁 숙소인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한국팀에 대한 평가와 20일 경기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선전을 주의깊게 지켜봤다는 그는 "한국은 매우 빠르고 체력적으로도 강한 팀이었다"고 평가했다. "가장 인상적인 선수가 누구였나"라는 질문에 지체없이 "넘버 나인틴(19번·안정환)"이라고 정확하게 등번호를 댔다.

이번이 네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자갈로 감독은 "브라질 대표팀이 한국에서 월드컵을 할 당시는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지금은 0도 이하로 내려갔다고 한다. 추위가 이번 경기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국이 브라질을 이기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묻자 그는 크게 웃으며 "지난번(1999년)에도 이기지 않았느냐. 이번에는 좀 양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7년 브라질 대표팀을 맡은 자갈로 감독은 A매치 통산 99승(30무12패)을 기록하고 있어 한국전에서 이기면 1백승을 달성하게 된다. 브라질축구협회(CBF)가 이번 경기에 그를 사령탑에 앉힌 이유도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라 한다.

이날 자갈로 감독은 축구용품 수집가인 이재형(41)씨가 브라질에서 구입한 70년대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에 사인을 해줬다. 월드컵 3회 우승 상징인 별 세개가 선명한 유니폼을 보며 그는 "당시에도 내가 대표팀 감독이었다"며 감회어린 표정을 지었다.

자갈로는 현역시절 펠레와 함께 58년 스웨덴 월드컵과 62년 칠레월드컵을 석권했으며, 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감독으로 우승을 이끌어 브라질이 줄리메컵을 영구 보관하게 하는 위업을 이뤘다.

한편 이날 입국한 주장 카푸(AS 로마)는 "한국은 강한 팀이다.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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