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매따라 一喜一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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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지난 주말 종합주가지수는 11월 첫째 주말보다 4.2% 상승했다.

지난주 미국 증시가 주간 단위로 다우존스지수는 0.2% 오르는 데 그치고,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가 0.1%, 0.7% 내린 것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10월 한 달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와 지난주엔 조정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 증시가 그나마 혼조세로 마감한 것은 기업 친화적인 집권 공화당이 중간 선거에서 대승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방기금 금리 인하 발표와 중간선거 결과가 동시에 나왔던 지난 6일(현지시간)엔 올랐다가 이후 이틀 동안 3대 지수가 비교적 큰 폭으로 일제히 하락한 점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제 미국 증시는 다시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엔 10월 소매 매출(14일)과 10월 산업생산·10월 공장가동률·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이상 15일) 등이 발표되는데 모두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게 현지의 분석이다.

하지만 어플라이드머트리얼·월마트(이상 13일), 델컴퓨터(14일) 등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나 올 2분기에 비해 모두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주 미국 증시는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내 증시도 특별한 재료가 없는 만큼 미국 증시에 연동하며 동반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지난주 내내 순매수를 펼쳐 상승장을 뒷받침한 외국인투자자가 미국 증시의 조정을 맞아 매도 우위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이어 증시를 이끌 주도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증시 자금 유입이 지지부진한 점도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미국·이라크 전쟁 및 북한 핵 문제 등의 불확실성이 갑자기 악재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14일 옵션 만기일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의 영향은 주말로 갈수록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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