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도 도청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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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베를린=유재식 특파원] 휴대전화 도청이 가능한지를 놓고 국내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이 휴대전화를 도청한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

범죄수사국은 지난달 31일 독일 비스바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비밀 정보요원들이 이동통신회사 가입자의 통화 내용을 도청한 사실이 있다"고 발표했다.

범죄수사국에 따르면 경찰이나 정보요원들이 이동전화 가입자 몰래 음성사서함을 개설한 뒤 모든 통화내용이 음성사서함에 자동적으로 녹음되도록 조작하는 방법으로 도청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동통신 요금이 실제 사용액보다 많이 청구됐다는 한 베를린 시민의 이의신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입자 몰래 음성사서함이 개설돼 있는 것이 드러남에 따라 밝혀지게 됐다.

독일 통신업계는 현재 약 2만건의 통화가 도청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아랍계 위험 인물이나 범죄조직원들에 대한 전화 도청이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독일의 이동전화는 GSM 방식인데 비해 한국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이라면서 "CDMA 방식은 GSM 방식에 비해 디지털 암호를 풀어내기가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jsy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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