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37도 … 올 더위 왜 더 기승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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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여름 무더위가 절정에 이른 5일, 강원도 강릉의 낮 최고기온은 사람의 정상 체온보다 높은 37.1도까지 치솟았다. 또 동해는 37도, 경북 포항은 35.6도, 안동은 35.3도까지 올라갔다. 서울도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33.8도를 기록했다.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발효된 지역도 130곳이 넘었다. 더위는 지난달 하순부터 본격화됐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25.3도로 평년(1971~2000년 평균)보다 0.8도 높았고, 최고기온은 평균 29.4도로 평년보다 0.6도 더웠다. 최저기온은 평균 22.2도로 평년보다 1.1도 높았다.

열대야도 잦다. 8월 초이지만 서울 지역에서는 지난달 이후 열대야가 8일이나 나타났다. 이는 2000~2009년 10년간 전체 열대야 평균 발생일수인 8.3일과 맞먹는다. 기상청 신기창 통보관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한 상태에서 남서쪽에서 더운 공기가 한반도로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비 오는 날이 적고 지면이 계속 가열되면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이 야기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이 열사병이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과장은 “더위로 인해 체온이 올라가면 뇌의 온도 조절 중추가 작동해 체온을 땀 등으로 발산해야 하는데 그런 기능이 고장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체온 중추 기능이 망가지면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진다. 심한 두통·어지럼증·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심하면 혼수 상태에 빠진다. 그러다 여러 장기가 손상돼 숨진다. 열사병 환자가 생기면 차가운 물에 담그거나 물을 뿌리면서 바람을 불어주면 좋다. 가급적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야 하고 여의치 않으면 응급의료정보센터(국번 없이 1339)로 전화해 지도받는 게 좋다.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홍정익 사무관은 “열경련·열실신 등의 폭염 질환은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잠시 쉬면서 휴식을 취하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독거노인이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 폐 질환자, 야외 노동자 등이 특히 위험하다”며 “뙤약볕을 피하는 등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과학원 유승도 환경보건연구과장은 노약자와 어린이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면서 적극적인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찬수·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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