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뉴스] '연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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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는

시가 있지요.

사라져가던 연탄이 경제불황의 그늘 속으로 되돌아 와

휜 허리와 시린 마음을

데워주기 시작한 지도

벌써 꽤 되었네요.

요즘 골목 구석에

거리 전신주 밑에

연탄재가 쌓여있는 걸

자주 봅니다.

누군가에게 발길질 당한

흔적은 못 봤어요.

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높아도 발갛게 달궈진

연탄 같은 마음들이

여기저기로 보내지는 걸

자주 보는 즈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제 마음 한 자락에도

빨간 불꽃을 살려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어집니다.

*정부와 한국토지공사는 북한 개성시에 주민 15만여명이 두 달가량 쓸 수 있는 540만장의 연탄을 난로 1만개와 함께 제공키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송은일<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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