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축출 이후 다종족 민주정부 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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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9~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적대관계인 반체제 6개 단체 대표들과 함께 후세인 축출 이후 '자유 이라크'를 건설한다는 청사진에 대해 논의했다.

10일 회의에서는 와이오밍주에서 휴가 중인 딕 체니 미 부통령이 화상으로 연결돼 "민주주의 원칙 아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다(多)종족 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해 미국의 향후 이라크 구상을 내비쳤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직접 회의장에 참석해 이들 단체에 지대한 관심을 표했다.

런던 주재 이라크국가의회(INC)의 샤리프 알후세인 대변인은 "(미국 관리들은)한 독재자를 몰아낸 뒤 또다른 독재자가 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었다"며 '이라크 민주화'가 주된 의제였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포스트는 10일 "부시 행정부가 자유 이라크라는 목표를 제시해 이라크와의 전쟁을 우려하는 국제사회를 설득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참여단체 대표들은 "미국이 언제, 어떻게 후세인을 공격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9일엔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이들 단체 대표를 만나 "우리의 공통된 목표는 이라크 국민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반체제 단체=해외단체인 INC 이외에 북부 이라크에서 4만여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쿠르드 애국연합·쿠르드 민주당,이란에 있는 시아파 이슬람단체인 이슬람혁명 최고회의(병력 3천여명) 등이다.

외신들은 "이들 단체가 오랫동안 반목을 일삼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의 북부동맹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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