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신예 김수빈 국내 무대 본격 선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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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세계 무대에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중에는 유난히 여성 연주자가 많다. 정경화·김지연·장영주·이유라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음악계에서는 한국을 가리켜 '현악 강국'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여성에 비해 남성 바이올리니스트들의 활약은 다소 미미한 편이다. 김영욱(55)·강동석(48)의 뒤를 잇는 신예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미국 태생의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로 1996년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 입상한 김수빈(26·사진)의 등장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이 서울 무대에 데뷔한다. 오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3일 KBS홀에서 볼프 디터 하우쉴트(칼스루헤 음악원 교수)의 지휘로 KBS교향악단과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는 것. KBS교향악단과의 서울 데뷔는 2000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평양국립교향악단과의 합동 공연으로 정기연주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그해 10월 전주에서 열린 KBS교향악단의 지방 순회공연에서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그쳤다. 하지만 서울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KBS교향악단과의 협연에 이어 오는 11월 10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서 서울 데뷔 독주회를 한다. R 슈트라우스·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드뷔시·브람스·슈베르트의 소품으로 프로그램을 꾸밀 예정이다.

김씨는 미국 오하이오주 태생으로 1999년 커티스 음악원을 졸업한 후 현재 뉴욕에서 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독주자로 활동 중인 김씨는 연간 80회 이상의 연주회 일정을 소화해내면서 독주는 물론 실내악 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뉴욕의 링컨센터 실내악 협회 회원으로 있으면서 시카고심포니·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악장 및 수석주자들과 요하네스 4중주단을, 보자르 트리오 멤버 출신인 바이올리니스트 파멜라 프랑크 등과 스트링 트리오 '디베르티멘토'를 결성해 산타페·베르비에 페스티벌 등에서 활동 중이다. 이밖에도 피아니스트 리처드 구드·우치다 미쓰코 등과도 실내악 무대에 서왔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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