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클린턴 참모 회고록 번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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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구속 중인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가 1999년 5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언론·홍보 담당 참모였던 조지 스테파노풀러스의 자서전인 『너무나 인간적인(All Too Human)』(생각의나무)이란 책을 번역·출판하면서 역자의 글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崔씨는 이 책을 DJ 정권 초기 청와대 입성이 좌절되자 미국으로 건너가 번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나 인간적인』은 스테파노풀러스가 자신의 정치 역정과 권력 주변 인물들에 대해 평소 녹음해둔 테이프 내용을 토대로 한 책이어서 崔씨의 녹음 테이프 파문과 관련해 주목을 끈다.

32세 때 최연소 백악관 대변인이 된 스테파노풀러스에 대해 崔씨는 "거짓말 같은 승리(클린턴의 당선) 뒤에는 그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고 평가하며 스테파노풀러스가 자신에게 "일종의 잘 정리된 전범(典範) 같은 존재"라고 밝히고 있다.

崔씨는 또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몰입하며 스테파노풀러스와 그가 이뤄낸 신화를 주목하게 됐고, 그에게 매료됐다"고 적어놨다.

스테파노풀러스가 권력의 이면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데 대해 崔씨는 "다소 도발적인 단어들을 구사하며… 고통까지도 숨김 없이 드러내 놓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崔씨가 스테파노풀러스와 함께 찍은 사진이 실려 있는데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박광성 생각의나무 출판사 대표는 "에이전시와의 계약도 崔씨가 다 한 후에 번역 원고를 들고 왔다"면서 출판을 위해 만나는 과정에 "崔씨가 이 책을 자신의 홍보용으로 내놓으며 현 정권의 핵심에 다시 들어가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朴대표는 또 "번역서가 나오고 나서 崔씨가 스테파노풀러스의 책과 유사한 책을 자서전 형식으로 펴내자고 말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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