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 첫 TV토론 "나만이 盧風 제압"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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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1일 밤 KBS 정책토론을 시작으로 한나라당도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의 막이 올랐다.

이회창(李會昌)·최병렬(崔秉烈)·이부영(李富榮)·이상희(李祥羲) 등 네명의 후보는 다음달 9일 경선이 끝날 때까지 최소한 열네번 이상의 TV 합동토론 대결을 벌인다.

이날 토론은 민주당의 경선 열풍으로 한나라당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져 치열한 공방이 예상됐지만 열기나 재미는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본선경쟁력 논쟁

▶崔=진보세력 결집과 영남 연고주의가 결합해 노풍(盧風·민주당 노무현 후보 지지열기)이 발생했다. 나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이회창=민주당 경선이 매우 재미있고, 흥미롭게 시작됐다. 대세론이 깨지면서 극적 효과를 가져온 게 촉발 원인이고 국민이 변화를 바라는데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있다. 우리가 합심하면 선택의 순간에는 당과 후보의 경쟁력으로 바람을 이길 수 있다.

▶崔=총재 주변과 가족문제로 노풍이 더 커지지 않았나.

▶이회창=집문제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 손녀도 국내법에 따라 신고를 마쳤다. 부덕의 소치다.

◇진보·보수 논란

▶이부영=당내에서 제기되는 보수 후보론이나 영남후보론으로는 오히려 지지도가 떨어진다. 한나라당 지지와 수도권 젊은층 지지를 묶어야 이기는데 이회창·최병렬 후보는 오히려 수구세력과 연합하려는 게 아니냐.

▶이회창=나는 개혁적 보수다.3金을 개별적으로 만나 정치적 조언을 듣는 것과 밀실야합 정치로 상징되는 3金정치를 타파하자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현재로선 자민련과 손잡을 계획이 없다.

▶이부영=이회창 후보는 김대중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규정했다. 좌파라서 실패했나, 아니면 부정부패해서 실패한 건가.

▶이회창=교육을 하향평준화했고, 의약분업은 국민에게 고통을 줬다. 빅딜을 시장에 맡기지도 않았다. 하향평등을 지향하는 좌파적 성격을 띤 것이다.

◇친인척 문제

▶이회창=귀족이다, 뭐다 많은 비난을 듣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박봉의 공무원 가정에서 어렵게 자랐다.

▶사회=崔후보는 공보처장관 때 KBS 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해 진압했다.

▶崔=당시 파업은 불법이었다. 이 건물까지 와서 노조대표를 만나 농성을 풀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듣지 않았다. 방송이 마비될 상황이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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