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州로 가는 현대車 공장 "2005년부터 年 30만대 생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현대자동차의 미국 현지 공장 설립 부지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로 확정됐다. 김동진(金東晉)현대자동차 사장은 2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1백96만평의 부지를 확보했으며,3년간 총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를 투자해 2005년부터 연간 30만대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사장은 이날 정몽구 회장,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이 참가한 이사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미국내 50여개 시가 유치경쟁을 벌였으나 노사문제가 원활하고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이 많은 앨라배마주를 최종 선택, 투자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온화한 기온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부지 좌·우측의 고속도로와 철도 등 편리한 교통여건, 주정부의 1억5천만달러 지원 등도 부지 선정의 배경이 됐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켄터키주가 탈락한 데 대해 김사장은 "켄터키 주정부가 공장 부지 가운데 1백에이커를 땅주인에게서 매입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05년 현지 공장 준공 후 연간 생산량을 23만5천대에서 시작,3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또 현지 생산 1년 만인 2006년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고, 5년 후에는 투자비 전액을 회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사장은 "투자비 가운데 7억달러는 미국법인(HMA)과 본사의 이익잉여금 등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3억달러는 차입한다"며 "현지 공장은 최대한 자동화, 국내 아산공장(EF쏘나타·그랜저XG 생산) 수준의 높은 생산성(시간당 63대 생산)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이 높은 픽업 트럭 생산 문제에 대해 김사장은 "픽업 구매가 미국차 '빅3'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선 현지 공장이 성공한 뒤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시작으로 픽업까지 제품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측은 미국 공장 설립 배경에 대해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미국 수출이 59만대에 달해 통상압력이 거세진데다 연말까지 내수·수출을 포함해 20만대의 주문이 밀려 있어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져 일본차와의 판매가격이 크게 좁혀진 것도 배경이 됐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