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화해땐 아랍권,이와 평화조약 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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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화해하면 아랍연맹도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 분쟁 종식을 전제로 아랍연맹 회원국들이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안(案)을 마련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AP 통신 등 외신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27일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상정할 평화안 초안을 팔레스타인 관리들로부터 입수해 26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우선 ▶골란고원·레바논 남부를 포함, 1967년 6월의 3차중동전 이래 점령해온 아랍영토에서 철수하고▶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공정한 해법을 제시하며▶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해야 한다.

아랍연맹은 그 대가로 ▶가입국이 각각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포괄적 평화를 구축한 뒤▶관계 정상화(대사급 수교)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처음 공개했던 '사우디 평화안'은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와 아랍·이스라엘간 '관계 정상화'를 포괄적으로만 언급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이다.

이스라엘은 공식발표가 아니라는 이유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지 외교가는 "평화조약체결 카드는 아랍권과 50년간 준(準)전쟁상태에 있는 이스라엘에 전쟁부담을 덜어주게 돼 '당근'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랍연맹 22개 국가 중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한 나라는 이집트·요르단뿐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진행 중인 휴전협상이 결렬될 경우 팔레스타인에 대해 지금까지보다 더 강력한 공격을 펼 예정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26일 보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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