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동 토박이 "참여연대 오고 동네가 골치 아파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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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동안 통인동에서 살았지만 지금처럼 시끄러웠던 적은 없었어.”

15일 '참여연대 안보리 서한' 에 대한 상이군경연합회의 규탄시위를 지켜보던 종로구 통인동 토박이 김형식 할아버지(71세)는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참여연대가 오고 부터 조용했던 동네가 골치아파졌다”며 “내일도 하루 종일 시위를 할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참여연대는 빨갱이"라는 극단적이 용어를 써가며 참여연대가 천안함과 관련해 UN 안보리에 서한을 보낸것에 대해 비판했다.

청와대가 가까운 종로구 통인동은 범죄 발생율이 낮다. 관할 옥인파출소 박영희 경위는 “일주일에 절도사건 한번이 일어나기도 힘든 동네”라고 말한다. 그러나 '안보리 서한' 이후 참여연대 앞은 시위가 줄을 잇고 있다. 15일에는 상이군경연합회 시위를 비롯해 천안함 유가족들이 참여연대를 항의방문했다. 16일에도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등 3건의 규탄시위가 벌어졌다.

한편 참여연대 측은 조인스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연대가 NGO로써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NGO의 의견을 안보리가 참고하라고 서한을 발송했을 뿐이며, 특별히 국익을 저해하려는 행위는 아니었다. 천안함 사건에서 불분명한 부분이 있는데도 진상 규명이나 조사를 제대로 안하고 너무 서둘러 안보리에 이 문제를 상정한 정부의 외교적 실수가 잘못'이라고 말했다.

또 박 처장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참여연대가 우리나라 국민인지 의심스럽다”라고 한 얘기를 두고 “정부 정책에 대해 이견을 갖거나 비판을 하면 국민의 자격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그것이 국무총리로서 할 얘기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검찰수사' 대목에서는 “허위사실 자체는 없고, 정부조사의 미진한 부분만을 해명해달라고 말했다”며, “법과 상식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이은 보수단체들의 시위에 맞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참여연대는 과거의 무조건적 색깔론과 폭력에서 벗어나 대화를 하자'고 말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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