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지난 19일 발생한 노동장관 고문 암살사건이 붉은 여단의 소행으로 알려지면서 이탈리아가 다시 정치 테러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노동장관 고문인 마르코 비아지 교수는 이날 밤 자택 앞에서 괴한이 쏜 총탄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사건 뒤 붉은 여단 소속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한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범행임을 주장했다.
비아지 교수 자택 근처의 담장과 대문에서도 붉은 여단의 상징인 별모양 그림이 발견돼 이 주장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9㎜구경 총탄도 3년 전 로마에서 발생한 마시모 단토나 당시 노동장관 고문 암살사건 때 사용된 것과 같아 경찰은 두 사건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이번 사건이 우파 정부에 대한 좌파의 테러라는 심증이 굳어지면서 이탈리아 국민들은 1970~80년대에 창궐했던 붉은 여단의 정치테러가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당시 붉은 여단은 1천여건의 정치 테러를 자행,4백15명을 암살했다.
특히 78년 알도 모로 전 이탈리아 총리를 납치,살해한 뒤 시체를 길에 버리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번 사건은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이탈리아 검찰은 이 사건을 특히 비아기 교수가 주도한 우파 정부의 고용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보고 있다.
베를린=유재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