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지 마라" 나무에 냉찜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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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매년 4월 5일 식목일을 전후해 3일간 '왕벚꽃축제'를 열어오던 제주에 비상이 걸렸다. 이상고온으로 벚꽃이 벌써부터 꽃망울을 터뜨려 정작 행사 기간엔 꽃이 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천연기념물 제159호인 왕벚꽃 축제를 1992년부터 열고 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예년의 벚꽃 개화(開花) 일자(3월 28일)보다 1주일이나 빨리 벚꽃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해 행사 관계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결국 제주시는 고육지책으로 벚꽃놀이 행사장인 제주종합경기장 부근 동산 2천여평에 있는 왕벚나무 3백여그루의 개화를 늦추기 위해 나무마다 '냉찜질'을 하기로 했다.

19일부터 3일간 벚나무 밑둥에 선박용 통얼음을 놓아 한기(寒氣)를 쐬고 차가운 수분을 뿌리에 공급하기로 한 것.

제주시 관계자는 "벚꽃의 개화를 4~5일 정도 늦출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제빙공장에서 1백50만원어치의 얼음을 구입해 나무밑에 깔았다"고 밝혔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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