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 조희경 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소비자의 욕구를 주택상품에 반영하는 작업. 말이 쉽지 어떻게 그들의 욕구를 알아낼 것이며 알아낸들 어떻게 상품에 반영할 것인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바뀌어 가고 있는 요즘에도 주택분야에서만은 소비자 욕구를 반영하기가 무척 힘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마케팅 기획팀의 조희경(曺喜景·여·33·사진)과장이 이 어려운 일을 해내겠다고 나섰다. 그의 직업은 정확히 말하면 '소비자 욕구를 주택상품에 반영하는 것'이다. 주택업계 1호다. 이런 일을 하는 데 대해 그는 "나날이 달라지는 소비자 욕구(Needs)를 반영하지 않으면 주택산업이 설자리를 잃기 때문"이라며 "집 팔기에 급급하기보다 시장의 흐름을 읽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과장은 지난해 8월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이 회사에 특채됐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시각이 달라져요. 다른 상품은 안 그런데 주택은 아직도 공급자가 마음대로 만들어 '사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는 식입니다. 분양이 잘 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뭘 요구하는지 염두에 두지 않죠. 가장 비싼 상품을 팔면서도 말이죠."
경력이 짧아 아직 자신만의 '작품'이 없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상품에 반영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올해는 분양 3개월 이전까지 해당지역 소비자의 취향·욕구 등을 완벽히 분석해 상품에 적극 반영시키겠다"고 말했다.
그가 무게를 싣는 곳은 10~20년 뒤에 적용할 주택상품 개발이다. 미래에 달라질 소비자 욕구를 현시점에서 캐내 대비하는 작업이다.
지금의 20~30대가 30~40대가 됐을 때 주택에 대한 욕구가 어떻게 바뀔지 먼저 알아내고 이에 맞는 평면·설계 등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갈수록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고 생활패턴도 급변하게 되죠. 아파트 구조나 평면·마감재·가구 등에 있어 소비자 욕구도 엄청나게 달라질 것입니다. 김치냉장고가 그렇게 빨리 보급될지 누가 알았습니까."
조과장은 "트렌드를 잘 읽으려면 시장을 알아야 한다"며 오늘도 종일 모델하우스를 돌아다닌다.
황성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