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학과' 만드는 꿈 8년 만에 이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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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제 미국에서 태권도로 학위를 받는 대학생이 나오게 됐으니 더 없이 큰 자긍심을 느낍니다."

미국 대학에선 처음으로 브리지포트대(코네티컷주)에 무도(武道.Martial Arts)학과를 만드는 데 산파역을 한 김용범(40) 교수는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가 미국에서 학문적 연구대상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96년 이 대학에서 2학점짜리 교양과목으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꾸기 시작한 태권도 독립학과의 꿈을 8년 만에 이뤘다. 지난달 하순 코네티컷주 교육국에서 마침내 학과 승인을 받은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학과명이 태권도학과가 아니라 무도학과라는 것. 김 교수는 물론 태권도학과를 원했지만 대학 측은 태권도 하나만으로는 곤란하다며 유도.가라테.타이치(중국의 전통 무예)까지 다 다루는 무도학과로서 출범을 허락했다. 그래도 자신이 학과장을 맡았고, 태권도가 중심이기 때문에 태권도학과라고 해도 잘못된 표현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무도학과는 일반교양 40학점, 제2외국어(한국어.일어.중국어 중 하나) 12학점 등 총 120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하는데, 태권도 전공의 경우 이 중 태권도 이론과 실기 47학점을 따야 한다. 경희대 태권도학과 1회 졸업생인 김 교수는 90년 미국으로 이민와 91년부터 코네티컷주 스탬퍼드에서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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