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통신] 일산의 '로데오거리' 덕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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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일산 덕이동이 경기도 서북부의 패션 중심지로 뜨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황량한 도로변 논밭이었던 이곳에 유명 의류브랜드 상설할인매장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좋은 옷을 값싸게 살수 있는 곳' 으로 탈바꿈했다.

일산신도시와 중산.탄현지구 등 대단위 택지지구를 배후에 두고 있는 덕이동은 자유로.통일로 등 간선도로와 인접해 있고 경의선 철도까지 지나는 등 접근도 편리해 패션타운으로서 조건을 고루 갖췄다는 평이다.

특히 유명 브랜드 상품을 최고 80%까지 할인하는 입주업체들의 '가격 파괴' 정책이 주효해 인근 경기도지역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고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 논밭이 패션타운으로=덕이동에 상설할인 매장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부터. 이 지역은 일산신도시와 접해 있으면서도 '송포쌀' 등 농작물을 재배하던 논밭이었다.

그러나 인근 신도시들과 가깝다는 입지 조건에 매력을 느낀 의류 판매업체들이 이곳에 앞다투어 할인매장을 지었다. 현재 이곳에는 1백50개의 업소가 성업중이며 연말까지는 1백곳이 추가로 문을 여는 등 신흥 패션타운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덕이동 패션 타운의 매장들은 모두 산뜻한 철골 구조의 단층 건물로 규격화돼 있다. 건물들은 'ㄷ' 자(字) 혹은 일(-)자 형태로 질서정연하게 배열해 있으며 곳곳에 주차장도 잘 갖춰져 있다.

매장 규모는 업소당 평균 30~50평. 도심의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센터들과는 다른 쇼핑 분위기가 난다.

벌써 웬만한 브랜드는 거의 입점해 있고 입소문 나면서 주말에는 업소마다 고객들로 꽉찬다.

아식스 스포츠 일산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명우(43)씨는 "덕이동은 인접한 고양과 일산의 가구단지, 중고차 시장 등과 연계해 쇼핑하는 장점이 있다" 며 "연말이 되면 커피숍.레스트랑 등 부대시설들도 속속 들어서 더욱 많은 고객들이 찾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 좋은 옷을 값싸게=덕이동의 매력은 무엇보다 옷값이 싸다는 데 있다. 비록 철이 지난 상품이나 한두해전의 모델이라지만 비싼 유명브랜드 제품을 시중 판매가의 절반 이하로 살 수 있다. 품목에 따라서는 70~80%까지 싸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캐주얼에서부터 스포츠 의류, 남여 정장, 아동복 그리고 가방.신발 등의 잡화까지 판매 품목도 다양하다.

이곳을 찾은 이경희(21.여.대학생.일산신도시 후곡마을)씨는 "가격도 싸고 상품도 다양해 이제는 굳이 동대문시장이나 남대문시장까지 원정 쇼핑을 다니지 않아도 된다" 고 말했다.

캐주얼 의류 전문점 '일산 푸마' 의 변응선(37)씨는 "방송국이 가깝기 때문에 단골 고객 중에는 패션을 이끌어가는 인기 연예인들도 많다" 고 자랑했다.

◇ 가는 길=서울에서 가려면 자유로 이산포 인터체인지에서 일산방면으로 접어들어 5분 가량 달리다 농수산물 센터를 지나자마자 좌회전하면 곧바로 나타난다.

일산~금촌간 310번 지방도와도 연결돼 있어 통일로를 이용해도 서울 구파발에서 원당을 경유해 20여분이면 닿을 수 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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