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MBC '올가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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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MBC 밤 12시20분)= '넌 내 아들에게 사준 장난감에 불과해' 란 영화 포스터의 충격적인 카피가 개봉 당시 세간에 회자됐던 영화다.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편집증적 애정을 그린 이 영화는 고루한 어머니상에 프로이트식 해석을 가미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던 스릴러물이다.

전작 '손톱' (1995년)으로 취약했던 스릴러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은 김성홍 감독이 연출했다. 한국 상업영화의 성공작인 '투 캅스' 1.2편의 시나리오를 쓴 김감독은 '신장개업' (99년)에 이어 연쇄 살인범 이야기를 다룬 또 하나의 스릴러 '세이 예스' (박중훈 주연)를 제작 중이다.

매력적인 중년 여인 진숙(윤소정)은 아들 동우(박용우)와 연인처럼 지낸다. 진숙이 동우에게 '데이트' 를 신청한 날, 동우는 결혼할 여자가 있다고 털어놓는다. 진숙은 분노를 느끼면서도 하는 수 없이 결혼을 승낙한다.

하지만 아들 내외가 자는 방에 불쑥 들어가는가 하면 며느리가 보는 앞에서 아들을 목욕시키기도 한다. 이에 머물지 않고 진숙은 아들 앞에선 다정하지만 며느리(최지우)와 단둘이 있을 때는 계단에서 그녀를 밀어버릴 정도로 섬뜩한 사이코로 돌변한다.

세 인물의 엇갈리는 심리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소재가 색다르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아쉬움을 남긴다.

최지우가 욕조에 머리를 처박혀 가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객관적인 평가는 그리 높지 않았다. 97년작.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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