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맞은 인천공항 "아직도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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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인천국제공항이 개항을 한달여 앞두고 벼락을 맞아 보안시설 일부가 파손됐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공항 보안관계자는 6일 "지난 2월 15일 오전 공항 관제탑과 보안장비들에 벼락이 떨어져 경비.보안용 장비가 크게 훼손됐다" 고 밝혔다.

이 사고로 공항 철책에 설치된 경비용 폐쇄회로TV 장비 10여대가 손상됐고, 관제탑에서도 출입문 지문 인식 장치가 이상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고는 보안시설의 피뢰장치가 용량이 부족한데다 접지(接地)설계가 잘못돼 일어난 것으로 분석돼 전문가들이 '시설의 중요성과 규모를 감안하지 못한 준비 부족' 을 심각하게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공항의 한 설비관계자는 "만약 운항이 시작된 뒤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 이라고 털어놓았다. 다른 관계자는 "사고 직후 1백여대 폐쇄회로 TV의 낙뢰 보호장치인 '서지' 용량을 20㎄에서 1백㎄로 늘리고 접지 간격도 전면 재조정했다" 고 밝혔다.

공항 당국은 같은 사고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전의 한 관계자는 "철책 등의 피뢰 시스템 등을 근본적으로 다시 진단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강주안.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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