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 광주 동구 인터넷 공중전화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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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광주시 동구 지산동에 사는 朴모(68)할머니는 지난 12일 구청 민원실을 방문했다가 ‘희한한 물건’을 발견했다.

민원실 현관 벽에 걸린 기계 앞에 여러 명이 줄을 서 있는데 돈을 넣지 않고 마음대로 전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민원실 안내 도우미는 공짜로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라고 설명했다.

도우미의 안내로 서울에 사는 막내 아들(30)집으로 무료 전화를 한 朴씨는 “모처럼 며느리와 손주들의 목소리를 들어 기뻤다”며 “참말로 세상 살기 좋아졌다”고 감탄했다.

광주시 동구청은 지난달 28일부터 민원실에서 주민을 위한 무료 인터넷 공중전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광고회사인 ㈜디맥스코리아의 도움으로 개설한 이 공중전화기는 전화기 모니터에 광고를 게재한 광고주들이 통화 요금을 대신 지불한다.

회사측이 전화기(2백75만원)를 설치하고 구청은 인터넷 전용회선 가설비 ·유지 보수비 등 연간 70여만원을 부담한다.

지금까지 하루 평균 50명 꼴로 7백여명이 무료로 전화기를 이용했다.

남녀노소 구별없이 휴대폰을 지니고 있는 요즘 실태를 감안하더라도 구청 무료 전화기는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셈이다.

특히 국가별 고유 통화번호를 인식하는 시스템이 보완될 이달 말부터는 국제전화도 가능해 이용자가 미국 LA지역으로 3분 가량 통화할 경우 전화비 2천∼2천5백원을 아낄 수 있다.

동구청 문병교(文炳敎 ·44)정보통신팀장은 “구청을 찾은 노인들이 객지에 있는 자녀들과 통화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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