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길 뚫리면 마을 두동강·산림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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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추진 중인 경기도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 공사에 대해 성남시 여수.도촌동 주민들이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도로가 날 경우 수백년된 자연마을이 두동강나고 주변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된다" 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서울국토청에 따르면 1조7천여억원을 들여 내년 3월부터 성남~장호원간(길이 62㎞.4~6차로)자동차전용도로 공사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서울국토청은 올해 말까지 수용 토지에 대한 지가보상과 실시설계 등을 마치기로 했다.

그러나 여수.도촌동 주민들은 서울국토청 계획 대로 도로가 뚫리면 한 마을이 양분돼 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다며 노선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산림이 우거진 여수근린공원을 도로가 지나가게 돼 녹지가 송두리째 날아간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최근 주민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대열)를 구성,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성남시도 문제의 도로가 수백억원을 들여 건설키로 한 성남종합행정타운 예정지를 지나간다며 노선을 모란광장쪽으로 옮겨 달라고 건교부에 건의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미 모란광장 일대에 건설 중인 입체교차로를 통해 현재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고 있는 기존 도로와 연결할 경우 예산을 많이 절감하고 주민 민원을 해소할 수 있다" 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서울국토청은 "현장 조사를 벌인 뒤 주민들 요구가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성남시와 주민 대표 등을 만나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겠다" 고 밝혔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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