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 대한항공 피랍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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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한항공(당시 KNA) 'YS-11' 기(기장 유병하) 공중피랍사건은 1969년 12월 11일 발생했다.

승객 47명과 승무원 4명 등 51명을 태운 이 쌍발 여객기는 이날 낮 12시 25분 강릉 비행장을 이륙, 서울로 향하던 중 대관령 상공에서 납치됐다.

맨 앞좌석에 앉아 있던 고정간첩 조창희(趙昶熙.당시 42세)가 이륙 직후 기장실로 들어가 권총으로 기장 유씨를 협박하며 기수를 북으로 돌릴 것을 요구했다.

YS-11기는 이날 오후 1시18분 원산 근처 선덕비행장에 강제 착륙했다. 북한은 납북사건 다음날 유병하 기장 등 두 조종사에 의한 '자진 입북' 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 사건을 정치적 흥정대상으로 만들려다 국제적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70년 2월 5일 납북 민간인들을 송환키로 약속했다. 그러나 북한은 송환 당일 일방적으로 약속을 뒤집었다. 북한은 이 문제로 남북 긴장이 고조되자 납북자를 송환키로 태도를 바꿨다.

결국 납북 66일 만인 70년 2월 14일 탑승자 가운데 승객 39명만 판문점을 통해 송환됐다. 북에 남겨진 12명의 승무원과 승객들 가운데 성경희씨만 32년 만인 이날 남쪽에서 온 가족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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