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4강 직행'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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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프로농구 SK 팬이라면 가끔은 '골리앗' 의 화난 얼굴도 밉지 않을 것이다.

4일 SBS와의 잠실 경기에서 서장훈은 초반 공.수에 걸친 활약으로, 2쿼터 종반 이후로는 특유의 악동 기질로 팬들에게 볼거리를 선물했다.

불만에 가득 찬 얼굴로 26득점.12리바운드를 기록한 서장훈은 SK를 91 - 74 대승으로 이끌었다. SK는 20승13패로 단독 3위에 오르면서 2위 LG(23승10패)와의 승차를 세 게임으로 줄였다. 플레이오프 4강에 직행하려는 SK의 꿈은 여전히 살아 있다.

서장훈은 2쿼터 5분까지 14득점.10리바운드를 올리며 팀을 이끌었다. 서장훈의 초반 활약은 표필상을 선발로 기용, 높이로 맞선 SBS를 압도했다. SK는 전반 종료 4분 전 36 - 25까지 앞섰다.

여기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서장훈이 SBS 김재훈과 루스볼을 다투다 파울을 선언당했다. 서와 거의 동시에 볼을 잡은 김재훈이 볼을 가슴에 품으며 업어치기 자세로 등위에 서장훈을 짊어졌다.

누가 먼저 팔을 끼었느냐를 따지는 규정대로라면 서장훈이 억울함직 했다. 그러나 서장훈은 서운한 감정을 너무 오래 간직했다.

수비 대상인 리온 데릭스(26득점)에게 골밑 슛을 내준 후 이어진 공격에서 서장훈은 3점슛을 던졌지만 빗나갔다.

이 볼이 SBS의 속공으로 연결돼 데릭스가 골밑 슛을 시도하자 감정을 앞세운 파울로 저지하려다 자유투까지 덤으로 내줬다. 서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졌다.

서장훈의 파울이 단숨에 3개로 늘어나자 SK 벤치에 비상이 걸렸다.

SK 최인선 감독은 공.수 약화를 무릅쓰고 서장훈을 벤치로 불러 열을 식혔다.

서를 몰아낸 SBS는 기세가 올랐고 SK는 40 - 37로 쫓긴 채 후반을 기다려야 했다.

기둥이 흔들린 대신 평소 열을 잘 받던 SK의 재키 존스(30득점)와 로데릭 하니발(17득점)이 오히려 냉정했다.

서장훈이 심판.상대 선수와 티격태격 하는 동안 존스는 SBS의 데니스 에드워즈(23득점)를 잘 막았고 하니발은 3쿼터 12득점으로 SBS의 오름세를 잠재웠다.

한편 삼보는 신세기를 1백3 - 87로 눌러 12승21패가 됐다. 6위 신세기는 16승16패로 7위 기아에 2.5게임차로 쫓기게 됐다.

허진석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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