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마임극단 '리체데이' 내한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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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러시아 최고의 폭소군단 ‘리체데이(Licedei)’가 한국 관객들에게 웃음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5∼1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피에로 광대극에 코미디와 비극을 적절히 혼합해 웃음과 눈물, 쾌락과 비애, 노여움 등 인간의 여러 감정을 치밀하게 표현해낸다. 전석 매진된 지난해 첫 내한공연에 이어 두번째 서울공연이다.

1968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조그마한 마임 스튜디오에서 활동을 시작한 리체데이는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축하공연과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문화축전 등 국제적인 행사에 얼굴을 내밀면서 세계적인 공연단체로 떠오랐다.‘살아있는 찰리 채플린’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도 갖게 됐다.

이들의 공연은 단순한 웃음을 유발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유머 속에는 진한 페이소스가 곳곳에 삽입돼 인생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24개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화려한 무대장치와 다양한 소품,흥겨운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풍부한 상상력과 기상천외한 발상의 드라마를 연출해낸다.

지난해 공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푸른 카나리아’‘마술가방’‘날아다니는 모자’‘스틱’‘빨래터 풍경’‘드릴러 좀비’‘선원’‘굽 높은 촛대’‘댄스’ 등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도무지 되는 일이 없는 주인공이 머리 위에 모자를 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나 발장단을 맞추며 카나리아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모습 등 특이할 것 하나 없는 이런 동작들이 객석의 폭소를 자아낸다.

공연 마지막에는 출연자가 모두 등장해 무대와 객석에 색색가지 풍선을 풀어놓으며 관객을 동심의 세계로 끌어들인다.02-548-4480∼2.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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