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재배농민들 '사과의 배추'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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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1996년 12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배추를 거리에 집어던지며 시위를 벌였던 경기도 팔당지역 유기농산물 재배 농민들이 4년만에 서울시민들에게 '사과(謝過)의 배추' 를 선물한다.

팔당상수원유기농운동본부 소속 농민들은 5일 오전 10시~오후 4시 서울 양재동 하나로클럽 앞 광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배추 1만 포기를 시민 한사람당 5포기씩 무료로 증정한다고 30일 밝혔다.

배추를 받으려면 팔당 지역 유기농산물의 직거래를 위해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인 '62농닷컴(http://www.62nong.com)' 에 들어가 '보은의 배추이벤트' 코너에 있는 참가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신청자가 2천명이 넘으면 2천명을 추첨해 e-메일로 확인서를 전송해주며 이를 출력해 행사장에 가져가면 배추 다섯 포기와 교환해 준다. 참가신청 마감은 다음달 2일.

인터넷으로 사전 신청을 하지 않더라도 행사 당일 현장에서 컴퓨터를 통해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참여할 수도 있다.

팔당 지역 9백여 농가는 95년 서울시가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를 보호하기 위해 팔당지역 일대에 유기농산물 재배 농가를 육성하자 이에 동참,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확 첫해에 홍보 부족 등으로 판로가 트이지 않아 생산량의 5%도 팔지 못했으며 이에 반발한 농민들이 시청앞에서 배추 시위를 벌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팔당지역이 전국 최대 규모의 유기농 채소 생산단지로 정착했고 농민들의 소득도 안정됐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그동안 지원해준 서울시와 농산물을 소비해준 서울시민에게 사과하고 감사에 보답한다는 뜻에서 무료 증정행사를 열게 됐다.

유기농운동본부 정상묵 대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유기농산물의 맛과 친환경성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 고 기대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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