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증인 빠져 … 김빠진 정무위 국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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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2일 금융감독위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감. 의원들은 '카드 대란' '국민은행 분식회계' 문제 등을 추궁하겠다고 잔뜩 별렀다. 그러나 핵심 증인들이 대부분 나오지 않아 맥빠진 국감이 되고 말았다. 공격 대상이 사라진 때문이다. 진념 전 재경부장관, 김정태 국민은행장, 안공혁 대한손해보험협회장, 변양호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이다.

◆ 증인 불출석 논란=국감 시작부터 여야 의원들이 승강이를 벌였다. 증인 불출석 문제를 놓고서다. 이 때문에 질의가 20분 넘게 지연됐다. 먼저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이 "증인 불출석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운을 뗐다.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은 "재경위에 출석한다고 나오지 않은 진념 증인은 정무위보다 재경위가 더 편하냐"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정무위에서 카드 실상을 밝히나, 재경위에서 밝히나 다를 게 없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재경위와 정무위는 감사 대상이 엄연히 다르다"고 다시 공박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대변인은 이날 증인 불출석과 관련, "국감 이후 야 4당 공조를 통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증현 금감위원장의 부실한 답변 태도도 국감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한참 생각만 하다 내용없는 답변을 하는 것은 의사진행 방해"라고 지적했다.

◆ "면피성 감독이 카드대란 불러"=의원들은 카드 대란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은 "400만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카드대란은 앞뒤 가리지 않은 경기 부양책과 오락가락 감독 정책의 합작품"이라고 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금융감독원은 원칙도, 제도도, 책임지는 이도 없는 '금융 3無원'"이라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카드사에 대한 엉터리 신용등급 평가와 단기적 이익에 급급한 금융사 및 카드사들의 천민적 자본주의가 카드사 부실을 부채질했다"고 진단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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