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남미예선] 호마리우 2경기 연속 해트트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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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브라질이 홈팀 프랑스에 0 - 3으로 완패하자 그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브라질은 지기도 힘든 팀이다."

대표팀에서 탈락한 뒤 중계방송 해설을 하던 호마리우(34)에게 브라질 축구의 완패는 믿기 힘든 사실이었고, 자신이 뛰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통산 4회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던 호마리우가 다시 대표팀에 돌아와 브라질 축구 재건 선봉에 나섰다.

2년5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2002년 월드컵 남미 예선에 투입된 호마리우는 지난달 4일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해트 트릭을 기록하며 화려한 복귀전을 치른 데 이어 9일(한국시간) 베네수엘라전에서도 네골을 폭죽처럼 터뜨렸다.

브라질은 호마리우의 맹활약으로 베네수엘라를 6 - 0으로 대파하고 5승2무2패(승점 17)로 아르헨티나(7승1무1패.승점 22)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세계 최강 브라질 축구는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참패 이후 몰락의 길을 걸어왔다.

99년 3월에는 한국에 0 - 1로 패해 아시아 국가에 첫 패배를 당하더니 2002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파라과이와 칠레에 잇따라 지는 수모를 당했다.

호나우두가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브라질 축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유일한 대안은 호마리우였다.

올해 서른네살의 노장인 그의 대표팀 합류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그는 두 게임 연속 해트 트릭으로 그런 비난을 일축해 버렸다.

'하얀 펠레' 지코가 "페널티 지역에서는 세계 최고의 선수" 라고 극찬한 호마리우의 놀라운 득점력은 나이를 뛰어넘고 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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